지금 우리 회사에 모의해킹이 필요하다는 6가지 신호
‘모의해킹, 과연 지금이 최적의 타이밍일까?’
이 질문은 한정된 예산과 리소스를 운영하는 보안팀이 가장 자주 마주하는 고민일 겁니다. 내부적으로는 “아직 서비스 안정화도 안 됐는데”, “기존 보안 솔루션으로도 충분하지 않나?” 와 같은 현실적인 반론에 부딪히기도 하죠.
하지만 핵심은 모의해킹을 사고 대응이 아닌 선제적 위협 제거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데 있습니다. 예측할 수 없는 사고에 수습 비용을 지불하는 대신, 예측 가능한 리스크를 최소한의 비용으로 관리하는 것이 합리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언제가 우리 조직에 가장 효과적인 ‘모의해킹의 타이밍’일까요? 모든 조직에 일괄적으로 적용되는 정답은 없지만, 투자의 필요성과 시급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될 6가지 주요 시점을 정리했습니다. 지금 우리 조직에 해당되는 항목이 있는지, 아래 내용을 차근히 점검해보세요.
모의해킹이 생소하다면 모의해킹 시리즈의 첫 글을 먼저 참고해 보세요!
1. 새 시스템이나 앱을 출시 앞두고 있다면
새로운 서비스는 새로운 가능성인 동시에, 해커들에게는 새로운 놀이터가 됩니다. 특히 속도가 중요한 요즘, 멋진 기능을 구현하고 시장에 선보이는 데 집중하다 보면 보안은 ‘나중에 해결할 문제’ 목록으로 밀려나기 십상입니다.
개발 단계에서 임시로 열어둔 포트, 충분한 검증 없이 가져다 쓴 외부 라이브러리의 허점, 급하게 만든 API의 미숙함. 이 모든 것이 해커에게는 기회가 됩니다. 사용자들의 소중한 데이터가 담기기 전에, 우리 서비스에 치명적인 설계 결함은 없는지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이 바로 모의해킹입니다.
이럴 때 필요해요:
신규 웹/앱 서비스 런칭 직전
기존 서비스에 대한 대규모 기능 추가 또는 업데이트 후
외부 업체와 연동되는 새로운 API를 개발했을 때
2. 인프라 환경에 큰 변화가 생겼을 때
클라우드로의 전환, 시스템의 현대화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보안의 복잡성은 말 그대로 폭발적으로 증가합니다. 과거 IDC 환경에서 든든했던 방화벽 정책, 클라우드에서는 무용지물이 될 수 있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규칙이 적용되는 경기장에 낡은 규칙을 그대로 들고나온 셈이죠.
특히 여러 클라우드를 동시에 사용하거나, 기존 시스템과 클라우드를 함께 운영하는 하이브리드 환경은 공격자들이 가장 숨기 좋아하는 곳입니다. 익숙했던 과거의 방식과 결별하고 새로운 환경으로 이전했다면, 그 환경에 맞는 새로운 보안 점검은 선택이 아닌 의무입니다.
이럴 때 필요해요:
물리 서버 환경에서 클라우드로 이전했을 때
새로운 사무실을 열고 네트워크를 새로 구축했을 때
전사적자원관리(ERP) 등 비즈니스 핵심 시스템을 교체했을 때
3. 고객사나 파트너사가 보안 수준 증명을 요구할 때
B2B 비즈니스의 성패는 ‘신뢰’ 한 단어로 요약됩니다. 그리고 오늘날의 신뢰는 ‘보안’에서 시작됩니다. 파트너사 입장에서 우리의 솔루션은 단순히 ‘외부 제품’이 아니라, 자신들의 보안 경계선 안으로 들어오는 ‘손님’입니다. 이 손님이 혹시 위험한 물건을 들고 들어오는 건 아닌지, 검증하고 싶어 하는 건 당연합니다.
‘우리 보안은 문제없습니다’라는 내부의 목소리만으로는 더 이상 파트너를 설득할 수 없습니다. 제3자의 눈으로 날카롭게 검증한 모의해킹 보고서는 우리 기술력에 대한 가장 객관적인 신뢰의 증표이자,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우리를 선택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한 방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럴 때 필요해요:
주요 B2B 계약 체결 전, 고객사가 보안 검증 자료를 요구할 때
투자 유치를 위한 기술 및 보안 실사(Due Diligence)를 준비할 때
타사와의 인수합병(M&A)을 앞두고 있을 때
4. 컴플라이언스 준수를 위해
규제 준수는 ‘하면 좋은 것’이 아니라, 특정 비즈니스를 하기 위한 입장권과 같습니다. 특히 고객의 금융 정보나 개인정보를 다룬다면, PCI-DSS나 GDPR 같은 글로벌 표준은 반드시 따라야 하는 엄격한 규칙이죠.
규제 위반은 단순히 벌금 몇 푼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최악의 경우, 비즈니스의 근간이 되는 라이선스가 취소될 수도 있습니다. 즉, 경기장에서 퇴장당하는 것과 같습니다. 모의해킹은 우리가 이 경기장에서 뛸 자격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규칙을 성실히 지키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이럴 때 필요해요:
PCI-DSS 준수 의무가 있는 카드 결제 시스템을 운영할 때
GDPR의 적용을 받는 유럽 사용자의 데이터를 처리할 때
의료(HIPAA), 금융 등 강력한 규제가 적용되는 산업에 속해 있을 때
5. 마지막 보안 점검을 받은 지 1년이 넘었을 때
작년에 받은 건강검진 결과가 올해의 건강을 보장해주지 않듯, 작년의 모의해킹 결과는 올해의 보안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어제는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공격 기법이 등장하고, 우리가 사용하는 소프트웨어에서 새로운 취약점이 발견되기도 합니다.
이런 위협이 시스템에 침투했을 때, 공격자가 시스템 안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들은 더 깊숙이 파고들어 더 치명적인 피해를 남깁니다. 조용한 암살자와도 같죠. 정기적인 모의해킹은 바로 이 조용한 암살자를 조기에 찾아내고, 끊임없이 변하는 위협에 대한 ‘최신 방어 패치’를 적용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입니다.
이럴 때 필요해요:
마지막으로 종합적인 보안 점검(모의해킹)을 받은 지 1년이 경과했을 때
연간 보안 계획에 정기적인 취약점 분석 및 모의해킹이 포함되어 있지 않을 때
6. 우리와 비슷한 다른 회사가 공격을 당했을 때
강 건너 불구경이 가장 위험합니다. 특히 그 불이 우리 집과 똑같은 자재로 지은 옆집에서 난 불이라면 말이죠. 최근 국내 주요 기업들의 정보 유출 사고 소식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합니다.
동종 업계의 침해 사고는 가장 현실적이고 생생한 ‘무료 위협 정보’나 다름없습니다. 공격 기법, 타겟이 된 시스템 환경 등은 우리에게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죠. 이럴 때 진행하는 모의해킹은 막연한 점검을 넘어, “그 공격, 우리에게도 통할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실전 훈련이 됩니다.
이럴 때 필요해요:
동종 업계의 경쟁사나 유사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회사가 해킹 사고를 당했을 때
주요 타겟이 되는 새로운 유형의 공격(예: 신종 랜섬웨어)이 유행할 때
최적의 타이밍은 바로 ‘지금’
지금까지 모의해킹이 필요한 6가지 상황을 살펴봤습니다. 이 모든 상황이 가리키는 단 하나의 사실은, 보안은 ‘한 번의 구축’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대응’의 영역이라는 것이죠.
사고가 터진 뒤 막대한 비용을 들여 수습하는 ‘사후 대응’과, 미리 작은 비용을 들여 리스크를 관리하는 ‘선제적 투자’ 사이에서 우리 조직은 어떤 선택을 하고 있나요? 어쩌면 모의해킹의 최적의 타이밍은 이 글을 읽고 ‘혹시 우리도?’라고 생각하게 된 바로 지금일지도 모릅니다.
가장 현명한 투자는 언제나 가장 빠른 예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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